@ 20009. 멍석작 / 花(화;꽃피우는 마음) (화선지에 수묵, 물감)
중요한 곳
/ 안도현
모악산 박남준 시인,
여름 밤 가끔 깨 활딱 벗고는
버들치들 헤엄치는 계곡 둠벙에 몸을 담근다 합니다
그러면 물속 버들치들이 허연 사타구니께로
한 마리도 아니고 두 마리도 아니고
세 마리도 아니고, 한꺼번에
검게 일렁이는 낯선 물풀 속에
잠이라도 청하자는 건지 슬금슬금 다가온다 합니다
다가와서는 가운데 중요한 곳을
톡톡, 건드리다가 입으로 물어보다가 한다는데,
정말이지 아픈 듯 간지러운 듯
마음에 수박씨 박히는 듯 기분이 야릇하다는데,
마흔 중반 넘어 여태 장가도 안 든
박남준 시인도 중요한 곳을 알기는 아나봅니다
하기야 버들치들도 그곳이
중요한 곳 아니면 왜 궁금했겠어요
시출처;화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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