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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22. 시평공조상기(南北朝, 北魏, 陽文正)

멍석- meongseog 2008. 6. 7. 20:45

 

 22. 始平公造像記(南北朝, 北魏, 陽文正)


<시평공조상기>의 전체 명칭은 <비구혜성위망부낙주자사시평공조상제기(比丘慧成爲亡父洛州刺史始平公造像題記)>이고, 북위 태화 22년(498) 9월에 새겼으며, 양문정(陽文正)이 썼다.  이 조상기는 10행이고, 행마다 20자씩 씌어졌으며, 뒤에 ‘朱義章書, 孟廣達文’이란 서명이 있다.  하남성 낙양의 용문산 고양동(古陽洞) 북벽에 있으며, 청나라 건륭(乾隆, 1736-1795) 연간에 전당(錢塘)의 황소송(黃小松)이 방문해 이를 얻었다.

이 조상기는 용문 조상 20명품의 으뜸이며 예술성도 매우 강렬해 청나라 서예가들이 크게 숭상했다.  포세신은 《예주쌍즙》에서 “<시평공>은 <공선비(孔羨碑)>에서 나왔으며 용의 위엄과 호랑이가 떨치는 법도를 갖추었다.”라고 했다.  강유위는 《광예주쌍즙》에서 “두루 여러 작품들을 임서하고 <시평공>에 이르니 필의가 매우 험준하고 질탕하며 골격과 형체가 이루어져 그 형세의 웅장함과 필력의 두터움을 얻어 미약한 병이 없는 것 같다.”라고 칭찬했다.

이 <시평공조상기>를 보면 두 가지 방향으로 정리할 수 있으니 하나는 서예 부분에 속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도법에 속한 것이다.  용문 20명품 중에서 이 조상기는 새김이 가장 정확하면서도 특별하다.  그러나 이 조상기의 정확함을 일반 각공의 정확함과는 큰 구별이 있다.  일반적으로 정확하다는 것은 원작에 충실하다는 전제에서 고도의 정신을 전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이 조상기는 그렇지 않다.  이를 새기는 과정에서 원작에 대해 많은 수정을 가하였기 때문에 도법의 독립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즉 그 가운데 많은 용필 방식이 어떠한 모필이라도 도저히 써낼 수 없는 것이 있으니, 예를 들면 ‘則’과 ‘崇’에서의 갈고리와 ‘必’에서의 갈고리와 점법이 그러하다.  이러한 것은 이 비에서 흔히 보이는 현상이다.  만약 우리가 도법을 필법으로 본다면 반드시 이에 속임을 당해 어찌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 조상기에서 돌출된 능각에서 필획을 조금 없앤다면 비교적 원작의 진면목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 조상기는 편봉과 측봉으로 썼다고 하는데 실제에 있어서 이는 오해이다.  일반적 해서와 마찬가지로 이 조상기도 중봉을 위주로 하여 썼다.  예를 들어 긴 왼쪽 삐침[長撇]이 만일 편봉과 측봉으로 썼다면 끝의 오른쪽 아래가 반드시 볼록하게 나온 모서리를 하고 있을 것이나, 여기에서는 그러한 곳이 없으며 매우 둥글면서도 포만하게 되었다.  예를 들면 ‘夫, 攀, 不’에서의 삐침을 보면 용필의 정신을 잘 전하고 있다.  이 조상기가 방필을 위주로 했다는 것은 긍정해야 한다.  기필은 측세절입(側勢切入)의 방식을 운용한 뒤에 붓을 조금씩 들어 용필의 중심이 측면으로부터 행필의 중심에 이르게 했고, 수필도 대부분 방필의 형세를 취했기 때문에 필의는 마치 깎아지른 벼랑과 같다.  사전은 대부분 단필법을 채용했으니, 즉 별도로 하나의 필획을 일으켜 가로와 세로획에 연결시켰으니 ‘則’자가 그러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조상기의 전절을 때때로 山자 모양을 나타내어 ‘낙견(落肩)’의 위엄이 있다.  운필은 매우 대담하고, 붓털을 전부 펼쳐서 썼기 때문에 풍요로우면서도 사나운 특색을 나타내고 있으니 이러한 풍격은 해서 중에서도 유일하다.  굵고 건장하게 쓰는 용필은 쉬우나 이러한 용필로 점과 획의 관계를 어떻게 타당하게 안배하여 좋은 결체를 구성하느냐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 조상기는 이러한 면에서 가장 뛰어난 예술 특색을 보여주고 있다.  격식으로 보면 이 조상기는 큰 글씨를 쓰는 방식으로 작은 글씨를 써서 넓게 펼치면서도 아주 조밀하게 뭉쳤기 때문에 곳곳에서 마치 수를 놓는 듯한 느낌이 든다.  특히 필획이 많거나 글씨를 협소하게 써야 할 곳에서 더욱 정채로움을 발휘하고 있으니, 예를 들면 ‘崇, 逢, 國, 薨, 焉’ 등이 그러하다.  따라서 이 조상기는 탄실한 형체를 보여주면서 필세가 기울고, 풍신이 험준하고 표일하며, 기세는 사람을 핍박하여 마음과 정신을 놀래게 한다.  만일 이러한 글씨를 아주 크게 쓰면 그러한 특징이 더욱 잘 나타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볼 때 이 조상기는 매우 걸출한 글씨로 그 짝을 찾을 수 없으니 진일보 연구하여 많은 것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

 

출처 : 한국서학연구소
글쓴이 : 한국서학연구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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