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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31. 몽전첩(唐ㆍ歐陽詢)

멍석- meongseog 2008. 6. 7. 20:47
 

 

31. 夢奠帖(唐ㆍ歐陽詢)


<몽전첩(夢奠帖)>은 서방달(徐邦達) 선생이 고증한 구양순 작품으로는 유일한 진적이다.  이는 행서로 78자를 9행에다 썼으며 25.5cm×16.5cm이다.  전후의 격수(隔水)에는 ‘어부법서(御府法書)’, ‘소흥(紹興)’, ‘복도서부(福桃書府)’, ‘조씨자앙(趙氏子昻)’ 및 건륭(乾隆), 가경(嘉慶), 선통(宣統) 등의 수장인이 찍혀있다.  두루마리 뒤에는 곽천석(郭天錫), 조맹부(趙孟頫), 고사기(高士奇), 왕홍서(王鴻緖) 등의 제발이 있으며 현재 요령성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구양순은 서예에 전지전능하다고 할 수 있다.  장회관은 『서단』에서 “팔체에 능하고 필력은 험경하다.”라고 했으며, 또한 “해행서는 비록 왕헌지에게서 나왔으나 또한 별도로 하나의 체를 이루어 삼엄하기가 마치 무기고의 창과 같다.  풍신은 지영보다 엄하고 윤색은 우세남보다 못하다.”라고 했다.  이 첩은 언제 썼는지 고증할 수 없지만 왕홍서(王鴻緖)의 제발에 의하면 “<몽전첩>은 말년의 글씨로 노숙한 필치는 감히 따라갈 수 없다.”라고 했다.  역대로 이 첩은 ‘이왕’에게서 나왔다는 평가한 것은 그릇되지 않은 말이다.  구양순이 ‘이왕’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이 첩을 보면 ‘이왕’의 풍격과는 달리 완전히 자신의 풍모를 갖추고 있다.  용필이나 결체를 보면 모두가 그의 해서에서 발전한 것으로 구양순이 마음을 다한 걸작이다.  이에 대한 조맹부의 평가는 매우 높은 것으로 “구양순의 글씨는 맑고 굳세면서 수려한 것으로 고금의 한 사람이다.  미불은 ‘장엄하기는 월나라를 대하는 것 같고 뛰어남은 뛰어오르는 것 같다.’라고 했으나 아직 그 신기함을 알지 못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이 첩을 자세히 감상하면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첫째, 글씨 형세가 방종하고 표일하며 기운 것 같으면서 오히려 바르다.  형세의 교묘함과 형태의 조밀함은 험절함을 피하지 않았다.  결체를 보면 자형이 조금 길고 주로 종세의 필치가 뛰어나나 횡세를 취할 때는 결코 길게 늘이지 않았으니 ‘以, 而, 不, 必’자 등이 그러하다.  이러한 형세는 너그러우니 이는 이른바 종횡으로 자태가 있다는 것으로 글씨의 참된 정취를 얻었다고 하겠다.  전체 78자를 보면 거의 한 글자도 바름이 없고 또한 공간을 같게 분할함이 없으나 한 글자도 중심의 평형을 잃지 않고 있다.  공간은 위아래가 바르지 않고 좌우가 가지런하지 않은 방법을 채용했으니, 이는 두 물체가 서로 지탱해주고 관계를 맺어 더욱 안정되고 예술적인 공간 형식을 이루었다.  이는 이른바 형세는 기운 것 같으나 오히려 바른 것이라 하겠다.  기본적 결구는 해서와 같고 안은 조밀하고 밖은 성글은 법을 운용했다.  그러나 어떤 글자들은 매우 기이하게 썼으니, 예를 들면 ‘念, 善惡報應’ 등의 글자를 보면 기움이 매우 심하면서 또한 소밀의 대비가 크나 광적이거나 야하지 않고 오히려 매우 담력이 있다.  이는 험절함을 피하지 않은 것으로 다른 사람이 감히 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둘째, 방필과 원필을 겸하고 필력이 험절하고 굳세다.  점과 획의 용필에 방필과 원필이 있어 변화가 매우 자연스럽다.  그러나 가장 의미가 있는 것은 전절하는 곳에 외탁과 내엽을 병용해서 변화가 이미 미묘하면서도 풍부하다.  예를 들면 같은 내엽이라도 경중과 제안(提按)이 서로 같지 않고 때로는 능각이 분명하도록 무겁게 누르는 법을 운용했으니, ‘周, 資’자 등이 그러하다.  때로는 능각이 분명하지 않고 모난 것 같으면서 더욱 둥그니 ‘奠, 有’자 등이 그러하다.  때로는 안은 둥글고 밖은 모나며 방필과 원필을 한 필치에 섞었으니 ‘神, 痛’자 등이 그러하니 내엽법의 정신과 이치를 얻었다.  운필은 종이에 깊게 들이는 방법을 운용했기 때문에 방필이면서도 중간이 겁나지 않고 풍요롭다.

셋째, 노숙한 것 같으면서 오히려 생경해 맑고 굳셈이 더욱 뛰어나다.  구양순의 글씨가 ‘이왕’에 비해 가장 다른 점은 표일하고 연면(連綿)함이 뛰어나지 않고 오히려 생경하고 고졸한 자태로 범속함을 뛰어넘어 더욱 싫증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출처 : 한국서학연구소
글쓴이 : 한국서학연구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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