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디 잔칫날뿐이랴, 상가(喪家)를 방문할 땐 화려하지 않은 검은색 옷을 갖춰 입어야 하고 체육시간엔 체육복을 입어야 하듯이 특별한 날 특별한 곳을 방문할 땐 때와 장소에 걸맞은 옷을 갖추어 입어야 한다. 어쨌든, ‘잔치’라는 말보다 ‘파티’라는 말이 익숙해진 요즘이다. 외국영화의 한 장면처럼 야외 풀장 주위에서 우아하게 열리는 파티가 아니더라도 이제 파티는 우리 가까이에 다가왔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파티는 이미 새로운 문화코드가 되었다. 잔치여도 좋고 파티여도 좋다. 턱시도나 등이 훤히 패인 이브닝 드레스를 꼭 입어야만 하는 자리가 아니라면, 그리고 유명 명품 브랜드를 걸치고 뽐내야 하는 파티가 아니라면, 아트상품이나 미술 작품을 응용한 소품으로 남과는 다른 자신만의 드레스 코드를 연출하자. 전시장에서 감상하는 것만이 미술이 아니다. 자기만의 미적 취향으로 개성 있게 몸을 꾸미고, 연출하는 것 또한 미술인이 되기 위한 적극적인 태도인 것이다.
모자나 머리핀부터 스카프, 목걸이, 브로치, 귀고리, 티셔츠, 손수건, 가방이나 핸드백, 벨트, 치마, 시계, 안경 그리고 손톱 발톱에 이르기까지.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걸치는 기성 제품이 아닌,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미술 작품으로 남과 구별되는 자신만의 드레스 코드를 설정할 수 있다. 그러면 당신도 파티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속담이 있듯, 인생살이에서 친구의 존재는 각별하다. 만약 당신이 미술에 관심이 있지만 아직 문외한이라면 미술인 친구를 사귀어라. 그런데 이렇게 미술에 문외한인 사람들이 떠올리는 미술인이라면 대부분 ‘화가’에 국한된다. 그리고 그 들이 생각하는 ‘화가’에 대한 이미지 또한 고정되어 있는 게 현실이다. 안타깝게도 실제 전문 미술인과는 상당부분 다른, 왜곡된 이미지로 말이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TV 드라마나 영화 같은 대중 영상매체나 일부 문학작품에서 화가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를 일방적으로 제시해왔기 때문일게다. 예를 들어보자. 지저분한 외모에 괴팍한 성격, 빈 술병이 나뒹구는 지저분한 작업실에서 지지리 궁상 떨며 캔버스 앞에서 괴로워하는 모습이라든지, 아니면 반대로 남부럽지 않은 부잣집에서 태어나 해외유학을 다녀온 팔자 좋고 고집 센 노처녀, 아니면 베레모에 파이프 담배 물고 고상한 예술가인 양 폼잡고 다니는 멋쟁이 화가 선생. 뭐 대충 이 정도 아닐까?
다시 현실로 돌아오자. 미술대학을 졸업해야만 전문적인 미술인이라고 단정할 순 없지만, 어쨌든 해마다 미술대학을 졸업하는 학생 수는 전국적으로 수천 명에 달한다. 여기에 이미 미술대학을 졸업한 사람의 숫자까지 합치면 전문 미술인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수십만에 달한다. 이런 통계를 자신의 가계로 옮겨, 직계나 사촌까지의 족보만 따져봐도 미술과 관련된 친인척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어디 앞서 말한 그런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간혹 한두 분 계실는지도 모르지만^^) 그렇다, 미술인이라고 해서 남다르지 않다. 그들도 당신과 똑같은 평범한 생활인이다. 다만 어떤 예술적 감수성 혹은 미술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취향이 두드러져 밖으로 표현할 뿐이다. 그뿐인가. 미술과 관련된 인터넷 동호회는 얼마나 많은가. 굳이 친인척이 아니더라도 조금만 시간을 할애하고 발품을 팔면 미술인 친구를 사귈 방법은 많다. 이렇게 미술과 가까워지는 길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당장 주변사람 중에서 미술과 관련된 사람을 찾아 그들과 친구가 되라. 동생도 좋고 형도 좋다. 미술엔 정답이 없다. 그들과 미술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아라. 그러면 당신도 당당한 미술인이 될 것이다.“일년 내내 미술작품 감상하세요”
- 《문화일보》 신세미 기자, “특별한 분에겐 특별한 달력을…연말 캘린더도 ‘VIP 마케팅’” - 《동아일보》 곽민영 기자. 지난해 연말, 일간지 문화면에 실린 기사의 제목이다. 이처럼 해마다 연말이면 각종 언론매체에는 달력과 관련된 기사가 심심찮게 실린다. 기사가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내용은, 이제 달력은 날짜나 요일을 헤아리는 일차적인 기능을 넘어 새로운 문화코드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즉 매일매일, 하루에 두세 번씩은 꼭 바라보는 달력의 역할이 무한히 확장 변모했다는 얘기다.
가정이나 사무실 벽에 걸어놓고 여러 사람이 같이 보는 일반적인 형식으로부터 테이블에 세워놓는 작은 달력 그리고 핸드폰 바탕화면에 이르기까지 그 형태와 쓰임새는 실로 다양하다. 한편 달력에는 기본적으로 날짜와 요일을 표시하는 숫자 외에 특정한 이미지가 함께 하기 마련인데, 그것은 마치 실과 바늘처럼 불가분의 관계다. 그리고 그 이미지의 종류와 내용 또한 무궁무진하다.
미술인이 되기 위해 먼저 달력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하자. 달력은 시계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바라보는 강력한 시각 매체다. 그러므로 달력은 단순히 일·월·요일을 확인하는 숫자판의 기능뿐만 아니라, 당신의 취향이나 정서를 드러내는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다. 그런데 사람들은 달력을 돈 주고 사는 물건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연말이면 이런저런 루트를 통해 공짜로 얻는 물건이란 생각이 굳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간혹 운 좋게 그림 좋은 달력을 구하면 흡족해하고 말이다.
이제부터 달력을 일년 동안만 쓰고 버리는 소모품으로 생각하지 말자. 당신의 미적 감수성을 표현하는 도구로 적극 활용하자. 꼭 유명화가의 작품이나 이른바 명화가 담긴 달력이 아니어도 좋다. 그림이나 사진이 없어도 좋다. 숫자 모양이 특이하고 마음에 든다면 그 달력도 당신에겐 훌륭한 ‘미술적 달력’이기 때문이다. 먼저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만든 달력을 구해보자. 기업에서 홍보용으로 만든 달력 중에도 의외로 미술 작품을 이용한 수준 높은 달력이 적지 않다. 발품을 팔아서 마음에 쏙 드는 ‘미술 달력’ 하나씩을 마련하자.
커피를 뚝배기에 따라 마시고, 청국장을 크리스탈 접시에 담아 먹는다면? 사람 사이에도 궁합이란 게 있듯이 음식과 그 음식을 담는 그릇 사이에도 궁합이 있다. 동서양 요리의 특색이 다르듯 음식마다 제각기 걸맞은 그릇이 필요하다. 몇 년 전부터 TV에는 음식과 관련된 프로그램, 그것도 맛있고 특색 있는 음식에 대한 프로그램이 눈에 띄게 늘었다. 보릿고개 떠올리는 어르신들은 세상 참 많이 변했다고들 하신다. 이렇듯 이제 우리는 배불리 먹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웰빙’하기 위해 먹고 즐긴다. 미술계에서도 최근 ‘아트 인 라이프, 즉 생활이 곧 예술’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전시가 자주 열리고 있다. 이런 전시들이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것이 ‘웰빙’의 다른 이름이다. 즉 일상생활에서 미술과 가깝고 친근하게 지내자는 것이다. 《월간미술》도 지난 2001년 9월호에 ‘아트 인 크래프트’, 그러니까 ‘생활 속 공예’라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통해 공예작품을 일상생활에서 사용하자고 주장한 바 있다. 이처럼 실용성을 전제로 제작된 갖가지 공예작품은 일상에서 곧바로 사용할 수 있고, 그것이 바로 ‘웰빙’아닐까? 이런 웰빙 미술은 도예가나 목공예가·금속공예가·섬유공예가가 직접 만든 100% 오리지널 공예 작품이 있고 대량으로 생산된 제품에 특정 작가의 작품 이미지나 모티프가 간접적으로 결합된 이른바 ‘아트 상품’이 있다. 앞서 예로 든 작품은 마치 회화처럼 원본이 한 점밖에 존재하지 않는 까닭에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 복제가 가능해 마치 여러 에디션을 낼 수 있는 판화나 사진처럼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이런 간접적인 아트 상품은 다시, 제품의 디자인 자체에 주안점을 둔 것과 기성품에 특정 작가의 작품이미지를 빌어 와 단순히 장식이나 문양의 일부분으로 사용한 것으로 나뉜다. 이와 같은 아트 상품의 종류는 상당히 다양하다. 자신의 경제적 능력과 상황을 감안해 적절히 선택하면 사용하면서 만족할 수 있다. 귀하고 비싸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니까. 이런 아트 상품을 한두 개 구입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좋은 물건을 고를 수 있는 감식안이 생기게 된다. 한편 인사동 길거리에 쌓아놓고 파는 국적불명, 작가불명의 수공예품이 앞서 예로 든 아트 상품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고 기능에서도 뒤떨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작가와 작품의 아이덴티티와 크리에이티브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을 선택하고 구입하는 당신의 미술적 태도다. 당신이 작은 커피 잔 하나를 선택하고 구입할 때 이런 것까지 곰곰이 생각하고 신중하게 판단한다면 그 커피 잔에 커피를 따라 마실 때마다 당신은 예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기쁨과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점점 당신은 미술의 묘한 매력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최근 모 리서치 기관이 실시한 대중의 문화활동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대한민국 사람 대부분은 ‘영화’를 가장 자주 접하는 문화활동으로 손꼽았다. 아무래도 영화가 한 번 상영으로 여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문화컨텐츠다 보니 나타난 결과다. 이에 비해 미술전시 관람을 자주 한다는 응답자는 적었다. 미술전시가 특정 공간에서 이뤄지는 개인적인 문화 향유의 성격을 띠다보니 비롯된 결과로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이런 인식과 달리 인사동이나 강남, 그리고 요즘 새로운 문화 명소로 각광받는 삼청동 등에 위치한 화랑이나 갤러리는 거의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화랑은 작품 판매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특별전이 아닌 한, 입장료를 받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이에 비해 미술관은 판매를 목적으로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입장료를 받는다.
이에 일반인이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제도를 하나 소개한다. 한국사립미술관협회(www.artmuseums.or.kr)에서는 회원으로 가입된 전국 50여 곳의 미술관에 한해 일정기간 무제한 입장이 가능한 패키지 상품을 내놓았다. 이른바 ‘티켓투어’가 바로 그것. 성인 1인당 연회비 5만원을 내면 미술관을 찾을 때마다 부담해야 하는 입장료 걱정이 사라진다. 꼭 회원가입을 하지 않더라도 미술관의 입장료는 그리 비싸지 않다. 사립미술관협회에 따르면 전국의 사립미술관이 징수하는 입장료는 아무리 비싸도 5000원을 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를 더욱 편하게 이용하는 방법으로 매일 인사동을 출발하여 평창동까지 미술관을 순회하는 미술관투어 셔틀버스도 추천할만하다. 월요일은 운행하지 않는다. 요금은 1000원.
자, 그럼 이제 인사동 화랑가를 지날 때 눈에 띄는 전시가 있다면 자신있게 입장해 마음껏 감상해보자.“미술이요? 글쎄… 그림은 좋아하는데, 왠지 어려워요.” 이렇게 느끼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충분히 알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이럴 땐 어떻게 미술에 접근하는 것이 좋을까? 어떻게 하면 빨리 미술과 친숙해질 수 있을까? 기자는 먼저 무엇이든 맘에 드는 작품을 하나 골라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것이 회화이든, 조각이든, 서예작품이든 또는 고미술이든, 중세나 근현대미술 작품이든, 분야와 시대, 국가를 초월해 맘에 드는 작품 하나를 ‘찜’ 해보시라. 본인이 직접 ‘찜’한 작품은 자꾸자꾸 보고 싶어지고, 자꾸 보면 그만큼 알게 되며, 알면 보이나니, 그때부터는 세상이 예전 같지 않을 것이다.
경험담을 말하자면, 수 년 전 어느 날 기자는 국립중앙박물관 불교조각실에서 통일신라시대의 조그마한 〈주악천인상(奏樂天人像)〉을 만나게 되었다. 원래는 피리를 불고 있는 천인상이었지만, 피리는 온데간데 없다. 그러나 지금도 피리를 불고 있는 듯 생동감 넘치는 손 모양, 바람을 넣어 부풀린 양 볼과 예쁜 입매, 연주에 도취한 듯 눈을 살포시 내리깔고 있는 무아경의 귀엽고도 기품 있는 천인상에 한눈에 반하고야 말았다. 그리고 귓가엔 이 작은 〈주악천인상〉이 천년도 넘게, 아니 시공간을 뛰어넘어 영원히 연주하는 듯한 피리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이후 왠지 고리타분하고 재미없던 국립중앙박물관 방문은 마치 애인을 만나러 가듯, 설레는 일이 되었다. 기자가 불교조각을 잠시 공부하게 된 것 또한 이 작은 천인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 때문이었다. 작은 관심이 곧 시작이다.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라 하지 않던가. 먼저 좋아하는 작가나 작품을 골라 사귀어보자. 짝사랑하듯, 때론 스토커처럼 관심을 갖고 다가가보자. 현실의 애인보다, 인생의 멘토보다 더한 정신적 기쁨과 만족을 얻을 것이다.
미술작품 감상에 대한 거부감은 없지만, 왠지 미술관 문턱을 넘기가 힘들다면 친구와의 약속장소를 미술관으로 잡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굳이 시간을 따로 내지 않아도 되고 친구와의 만남을 보다 의미 있게 만들 수 있다. 소중한 사람을 만나는 장소로 분위기 있고 색다른 곳을 찾고 있다면 갤러리나 미술관에서 운영하는 카페와 레스토랑을 강추한다. 벽면에 멋진 작품들이 걸려 있는 카페에서 요즘 유행하는 브런치를 시켜보자. 맛있는 브런치 후에는 자연스럽게 전시장으로 걸음을 옮겨 작품을 감상해보자. 식후의 달콤한 디저트 못지않게 정신적인 포만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야말로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가 아닌가! 바쁜 일상에 쌓인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풀 만한 마땅한 장소가 없는 현대인에게 갤러리·미술관은 단순한 미술감상의 장(場)에서 심신을 이완, 재충전하는 만남과 성찰의 장소로 손색이 없다.
데이트와 드라이브를 겸해 미술관을 방문하고 싶은 분께는 파주 헤이리예술촌과 과천 현대미술관, 경기도 일대의 미술관들, 평창동 일대 갤러리들을 추천한다. 교통수단의 발달로 전국이 일일생활권이 된 요즘, 좀더 멀리 나가 머리를 식히고 싶다면 고속버스나 KTX를 타고 천안, 대전, 부산, 광주 등 지방의 알짜배기 미술관·박물관을 둘러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서울에 소재한 미술관·갤러리 중 자신의 구미에 맞는 곳을 알아보고 싶다면, 《월간미술》에서 펴낸 《갤러리 투어》(본지 2003년 8월호 특집 참조)를 참고하시라. ‘금강산도 식후경’인 분들을 위해 카페와 레스토랑을 갖춘 몇 곳을 추천해보면, 먼저 시청 및 광화문 일대의 덕수궁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일민미술관, 성곡미술관, 서울역사박물관, 브레인 팩토리와 인사동의 쌈지길, 관훈갤러리, 목인박물관을 비롯해 사간동의 갤러리 현대, 국제갤러리, 금호미술관, 아트선재센터 등, 평창동의 가나아트센터, 토탈미술관, 김종영미술관, 키미아트갤러리, 환기미술관 등, 홍대 지역의 대안공간 루프, 잔다리 등과 강남의 카이스갤러리, 스페이스 C(위 사진), 에르메스갤러리, 한미사진갤러리, 소마미술관, 예술의전당 등 무수하다. 이밖에 직접 운영하는 카페나 레스토랑은 없지만 때때로 작은 공연과 바자 등 이벤트를 여는 갤러리·미술관이 꽤 많다. 자, 이번 모임은 교통도 좋고 고궁도 산책할 수 있는 운치 있는 덕수궁미술관에서? 모두 즐거운 시간 되시길!
대인관계에 자신이 없고 불안감에 시달리던 회사원 K씨. 고민 끝에 찾은 심리상담 클리닉에서 생소한 권유를 받았다. 그것은 다름아닌 미술심리치료. K씨는 특정한 심리상태를 가진 사람의 미술작품에는 그 심리상태를 드러내는 어떤 패턴이 존재한다는 것은 이미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치료 과정과 그 효과에 대해서는 정보가 전무한 상태. 20세기 초, 처음 ‘치료로서의 놀이’로 시작한 미술치료는 주로 정신과 환자들에게 적용되는 치료의 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소아(학습장애,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청소년(등교거부, 왕따, 우울증), 성인(성상담, 부부치료, 우울증, 편마비, 치매), 노인치매, 재활 등 전 분야에 걸쳐 미술치료가 활용되고 있다. 김선현(포천중문의대 차병원 미술치료클리닉) 교수는 “예를 들면 뇌동맥류 파열로 움직이기 힘든 편마비 환자에게 미술치료를 결과 미술작업이 뇌를 활성화시켜 도파민, 아세틸콜린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게끔 자극함으로써 인지, 행동능력이 회복되면서 심리적으로 치료의 의지가 강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치료 중인 환자 스스로 잘한다는 자신감이 없기 때문에 미술치료를 통한 자존감 회복으로 치료의 의지를 부각시키는 동기 또한 중요하다”고 말한다. 현재 국내에서 석사과정의 전공학과와 미술치료연구소, 미술치료클리닉을 같이 운영하는 곳은 포천중문의과대학 강남차병원 미술치료클리닉이 유일하다. 이외에도 미술치료를 진료과목에 넣어서 치료하는 기관 및 개인이 운영하는 미술치료클리닉이 있다.
이렇듯 미술치료는 심리적 안정을 가져다주는 단순한 기능을 벗어나 적극적인 의료행위로 인정받고 있다. 그렇다면 미술치료사는 어떻게 양성될까? 현재 미술치료사는 국가공인제가 아니기 때문에 각 학회나 협회 또는 대학에서 소정의 과정을 이수한 뒤 수료증, 자격증을 따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자격증만 갖고 활동하는 것보다는 석사학위를 갖고 활동하는 것이 통례. 대한임상미술치료학회에서 주는 치료사 자격증 1, 2급은 정규 이론과정과 정해진 임상실습 시간수를 이수해야 받을 수 있다. 전문가 과정은 간단한 논문발표와 임상사례 발표, 슈퍼비전을 통해 자격증이 부여된다. 아직까지 국가공인이 아니다 보니 석사과정의 학위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임상을 중요시하는 학교 대학원의 경우 미술치료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의 지원이 증가하고 있다. 2005년 10월 1일 새물맞이 행사가 열린 청계천 주변은 이후 서울 중심부의 일상풍경까지 바꿔놓았다. 과거 칙칙한 도시풍경의 대명사였던 청계천 주변은 아기자기한 산책로, 화려한 야경과 함께 다양한 문화행사로 대중의 문화욕구를 채워주는 명소가 되었다. 특히 복원 이후 청계천 주변에서 다양한 미술 관련 행사가 열려 대중이 미술과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사실 청계천 주변은 우리 나라 현대미술의 보고(寶庫)다. 단발적인 미술행사 외에도 청계천 주변에는 이른바 ‘공공미술'이라고 불리는 조형물들이 청계천을 노니는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작품은 제작 당시 큰 논란을 일으켰던 〈스프링(Spring, 샘)〉. 청계천이 시작되는 지점인 청계광장에 자리잡은 높이 20m, 무게 9t의 대형 조형물인 이 작품은 미국의 팝아트 작가 클라스 올덴버그와 쿠제 반 브르겐의 공동작업으로 청계천 복원 1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9월 29일 준공됐다. 작품의 모양부터 작가 선정 과정 등에 대해서 여러 비판의 소리가 들렸지만, 일단 청계천의 시작을 알리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 청계광장 옆에는 일민미술관이, 남쪽으로는 서울갤러리, 길 건너에는 신한갤러리, 세종로 지하보도에는 광갤러리가 위치해 잠시 휴식을 취하러 오는 대중에게 또다른 문화적 욕구를 채워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조금 발품을 팔아 2가쪽으로 걸어가면, SK본사 건물의 로비에 항상 전시되어 있는 백남준의 〈TV첼로〉를 감상할 수 있다. 청계천 주변의 고층 건물들은 그들만의 아트로 ‘무장'하고 있는데, 이는 ‘건축물 미술장식제도' 덕분이다. 연면적 1만m2 이상 건물을 신축하거나 증축할 때 공사비의 1%를 공공미술작품 설치에 사용하도록 한 이 제도는 여러 역기능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지만 도시의 미관을 꾸미는 데 일조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하겠다. SK본사 건물 4층에는 미디어아트만을 전문으로 하는 미술관 아트센터 나비가 있다. 이곳에서 다양한 디지털아트를 감상하며 청계천 구경 중 지친 심신을 ‘업' 할 수 있다. 청계천 주변에는 수많은 공공미술과 작은 갤러리들이 위치해 있다. 날이 풀리면 청계천뿐만 아니라 주변 미술문화를 감상하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도 또다른 도심투어의 맛을 느낄 수 있을 듯 싶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도시 갤러리 프로젝트'의 기본 계획과 올해 시범사업을 1월 17일 확정, 발표했는데, 이는 공공미술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통해 서울을 예술과 문화가 숨쉬는 공간으로 꾸미기 위한 도시경관 개선사업이다. 현재 서울에는 4600여 점의 공공미술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까이 있는 도시의 미술을 깐깐하게 즐겨보자! 중고등학교 시절 미술시간을 생각해보니, 체육이나 교련시간에 복장 검사하는 것처럼 수업 자체보다는 수업에 앞서 실시했던 준비물 검사가 먼저 떠오른다. 준비물 검사하다가 수업시간 절반이 훌쩍 지나는 상황 말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야말로 주객이 전도된 코미디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수업시간에 교과서를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무슨 이유에서일까? 두말할 나위 없이 입시 과목을 중요시하는 교육풍토 때문이다. 그러니 제대로 된 미술실기 교육은커녕 기본적인 미술이론도 공부할 기회가 없었던 셈이다.
어쨌든, 이번 기회에 중고등학생용 미술교과서를 다시 들춰보기를 강력하게 권한다. 요즘 발행되는 교과서는 디자인과 내용 모두 웬만한 교양서적 수준으로 훌륭하다. 이런 미술교과서를 찬찬히 읽어보면 미술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가능하고 거기에서 미술인이 되는 지름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중학생용 미술교과서는 학년별로 일곱 종류가 나와 있다. 일곱 군데 출판사(교학연구사, 교학사, 중앙교육진흥연구소, 대한교과서, 삶과꿈, 지학사 두산)에서 발행한 이 교과서는 각기 다른 구성과 디자인으로 차별화되어 있지만 그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그리고 고등학생용 미술교과서는 학년 구별 없이 ‘미술’과 ‘미술과 생활’로 나뉘어 총 10종류가 나와 있다. 현직 교사와 교수 4∼5명이 공동 집필한 책의 구성은 미술의 이해, 표현, 감상, 미술사 연표, 전통미술 등 미술 전반에 대한 내용이 흥미롭고 알기 쉽게 정리되어 있다. 특히 해외 유명작가의 작품뿐만 아니라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는 한국 현대작가의 작품이 비교적 많이 수록되어 있어 한국미술의 동시대성과 현장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미술교과서를 구입하기 위한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우선 새학기가 시작하는 3월 무렵 시내 대형 서점에서 직접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기간이 지나면 서점에서는 교과서를 판매하지 않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시기에 관계없이 언제든지 교과서를 구입하는 방법도 있다. 모든 교과서의 발행업무를 대행하는 사단법인 한국검정교과서협회에서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 없이 개별적으로 책을 구입할 수 있다. 전화나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며칠 내에 택배로 받아볼 수 있다.
전화번호는 02-3663-5409∼12, 홈페이지는 www.ktbook.com, 책값은 1200∼2500원 내외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당신의 미술입문서는 무엇입니까? 이 질문에 수많은 미대생은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왜 스테디셀러일까? 그 이유는 이렇다. 미술 작품에는 다양한 역사적, 문화적, 기술적 배경과 작가의 삶이 자리잡고 있는데 미술 작품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이러한 배경을 알아야 한다는 것. 이런 의미에서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는 개별 작품과 작가에 대한 해설뿐만 아니라 역사적 배경과 경향을 설명해 입문서로 딱이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 접하는 명화들의 배경 외에도 서양미술을 전반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서양의 문화 예술을 모든 분야에 걸쳐 사회학적 관점에서 총 정리한 책으로는 아르놀트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전 4권)가 있다.
좀더 쉽게 미술을 접하고 싶다면 손철주의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를 추천한다. 모든 분야가 그렇겠지만 미술은 특히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이 정말 다르다. 최근 개정판이 나온 이 책은 동서양 미술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씌어졌다. 한국미술의 아름다움을 알고 싶다면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을 읽어보라. 이 책은 강연 분위기를 고스란히 살린 문장 덕분에 쉽고 재미있게 읽힐 뿐만 아니라 옛 그림의 감상법과 조선의 문화와 역사를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우리 문화유산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깊이 느끼고 싶다면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도 권한다. 수천년 역사의 숨결을 역사학, 고고학, 민속학, 미술사 등의 관점에서 생생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이밖에도 근대 미학의 관점에서 탈근대 미학까지 ‘아름다움’의 세계를 넘나드는 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도 입문서로 손색이 없다. 위에 언급한 책의 제목은 누구나 알 것이다. 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지금 당신의 책장에 이 책들이 꽂혀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꼼꼼히 다시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평소 전시장을 자주 드나드는 K씨는 중견작가의 개인전을 보면서 문득 의문이 생겼다. ‘이 작가가 표현하려고 한 것은 무엇일까? 이 독특한 표면 처리는 어떻게 한 것일까?’작품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된 그의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도록에 나온 전시 서문을 아무리 읽어봐도 시원치 않았던 K씨는 우연히 ○월 ○일 ○시에 열리는 ‘작가와의 대화’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참석하기로 했다.
처음 가보는 자리라서 어색했지만 전시장에 모인 사람들은 사뭇 진지했고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의 진행으로 프로그램은 시작됐다. 큐레이터의 전시 기획의도 설명에 이어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이번 전시 작품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해 그동안의 작품의 변화, 작품활동의 계기 등 작가의 입으로 듣는 생생한 설명은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작가의 설명이 끝난 후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질문하는 시간은 평소 작가에 대해 궁금했던 점을 해소하기에 충분했다. 다른 사람이 질문한 것이 내가 궁금해했던 것과 같을 때는 왠지 모를 동질감(?) 내지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고 질문에 하나하나 답해주는 작가를 보면서 멀게만 느끼던 ‘아티스트’가 가깝게 느껴졌다. 뭐니뭐니해도 직접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하는 것이 무언가를 이해하는 데 최고의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 시간이었다.
일반적으로 ‘작가와의 대화’프로그램은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열리는 기획전시의 부대행사로 접할 수 있다. 유명 작가부터 신진 작가, 또는 큐레이터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로 전시기간 중 1∼2회 진행된다. 기관마다 참석 인원제한(선착순 접수), 참가비 납부 여부가 다르니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미술관에 갈 시간이 없다고 불평하는 이들을 심심치 않게 본다. 대부분 주말을 이용하여 미술관을 찾게 마련이다. 하지만 자신의 생활권역 내에 있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미리 찍어두고 이에 대한 정보에 집중한다면 굳이 주말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미술작품을 감상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또한 요즘은 샌드위치 같은 간단한 점심식사가 포함된 미술관 투어 프로그램도 마련되는 등 바쁜 직장인들을 위한 다양한 전시기획이 눈에 띠고 있다.
전시때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각 미술관, 화랑마다 변화를 주어 운영하니 확인이 필요하다. 국공립미술관이나 박물관도 늘어나는 일반인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자주 야간개장을 한다. 특히 특별전의 경우, 이러한 야간개장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예가 많다. 또한 명절이나 공휴일 전후, 금요일 저녁 등 특정 일자에 폐관시간을 연장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내용은 국공립미술관이나 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당대의 베스트셀러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유홍준, 창작과 비평)를 필두로 《50일간의 유럽미술관 체험》(이주헌, 학고재)에 이르기까지 한때 미술관련 답사·여행기가 출판가를 휩쓸 때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굳이 답사여행 정보나 관광명소를 소개하진 않겠다. 다만, 이런저런 일로 당신이 사는 곳을 떠나 낯선 곳을 방문할 때, 잠시 짬을 내서 그곳의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찾아가는 것을 습관화하라고 권할 뿐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말처럼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가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미술관이나 박물관처럼 한가롭고 여유 있게 시간을 보내기에 좋은 곳도 흔치 않다. 모처럼 여행할 때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번잡한 유명 관광지를 피해 한적한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찾는다면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다. 대부분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전시공간 외에 공원, 카페, 산책로 같은 다양한 휴식공간과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게 마련이다. 그러니까 꼭 전시관람이 목적이 아니라도 이렇게 미술관과 박물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한다면 친근하고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여행 일정을 짤 때 그 지역에 있는 미술관, 박물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꼭 방문한다면 후회 없는 여행이 될 것이라는 점을. 전국 주요 국공립미술관·박물관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에서 어렵지 않게 검색할 수 있다. 또 《월간미술》에서 발행한 단행본 《갤러리 투어》를 활용하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미술이 어려우세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미술관련 정보를 원하세요? 제대로 된 그림을 그리고 싶으세요? 그럼 주위의 다양한 배움터를 찾아보세요!”
미술대학이 아니더라도 미술관련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많다. 일회성 강좌부터 분기별, 횟수별, 학기별 전문가 과정 및 교양과정을 각종 기관에서 수강할 수 있다. 국공립·사립박물관이나 미술관, 대학의 사회교육원, 백화점 문화센터, 지자체 문예회관 등 우리 주위에 미술관련 강좌를 들을 수 있는 곳은 많다. 먼저 어떤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싶은지를 각종 강좌 목록을 보면서 정하고 수강 기간이나 전문성 여부, 수강료 등을 고려해 선택하면 미술이론 및 실기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미술관·박물관 강좌로는 인턴십, 미술관학 위주의 전문인 교육 과정과 토요미술 공개강좌, 시니어 미술강좌 등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프로그램이 있다. 국공립미술관의 경우 학교 연계 교육을 실시해 청소년 대상 교육과 미술교사 연수 및 워크숍을 진행한다. 그리고 어린이와 장애아동을 위한 체험 미술 프로그램과 가족들이 함께 참여하는 미술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박물관·미술관 강좌는 온라인을 통해 수강신청을 받고 있으며 선착순 또는 컴퓨터 추첨을 통해 수강자를 선발한다.
일반 대학에서 운영하는 사회교육원도 다양한 문화예술 강좌를 접할 수 있는 곳이다. 사회교육원은 보통 아동미술심리지도사, 미술치료사, 컬러리스트 등 자격증 준비교육과정(또는 전문교육과정)과 사군자, 민화, 서양화 등 일반 교양교육과정으로 나뉜다. 보통 학기제로 운영되며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백화점 문화센터도 미술 관련 강의를 수강할 수 있는 곳 중 하나다. 미술의 이해, 동양화, 서양화, 서예, 수채화, 드로잉 등 실기 및 이론 수업이 대부분이며 청소년이나 어린이 대상 실기 강좌도 있다. 문화센터는 대부분 주1회 수강으로 분기별로 진행된다. 이들 강좌를 수강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관련기관의 홈페이지를 통해 수강신청일을 수시로 확인하는 것을 잊지 말자. 감성교육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면서 어린이의 표현과 느낌에 눈높이를 맞춘 미술교육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에 어린이박물관이나 미술관, 사설기관에서 어린이를 위한 체험식 미술교육 프로그램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1980년대부터 전시품을 직접 만지고 조작할 수 있는 핸즈온(hands-on) 박물관을 건립해 급속도로 확산되었다고 한다. 우리 나라도 1995년에 국내 최초로 삼성어린이박물관이 문을 열었으며 이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국공립미술관 및 박물관에서 부설 어린이박물관을 잇달아 개관하고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어린이 미술실기 프로그램은 연령대별로 나뉘는데, 보통 2∼5세 어린이들은 부모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기관에 따라 2∼4세, 3∼5세로 제한함).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엄마와 함께 신체, 미술, 언어, 인지 등의 다양한 교육활동을 통해 영유아의 전인적인 발달을 꾀한다. 유아 대상 프로그램은 작품을 감상한 후 이를 기반으로 자신의 작품을 표현하게 하거나, 선생님과 전시를 감상한 후 체험 재료로 작품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문의 삼성어린이박물관(02)2143-6300, 씽크씽크미술관(02)562-9611) 영유아 외에 초등학교 1∼3학년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전시작품 비평활동을 통한 상호작용으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는 주제교육을 진행한다.
(국립현대미술관 (02)2188-6065)
대부분의 국공립미술관이나 어린이박물관에서는 연령대별로 다양한 어린이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특정 프로그램에 한하여 부모와 함께 할 수 있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어린이들이 또래와 함께 미술을 보다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기획 프로그램이 있으니 참여시켜보자. 이밖에도 주요 미술관에서는 기획전시 때마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는 어린이용 전시책자나 브로슈어를 제작해 미술감상을 돕고 있다. 최근 덕수궁미술관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미술교육 및 실기 교재 《고장난 수도꼭지!》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으며 아이들의 미술감상을 도울 수 있도록 학부모 지침서를 마련해 선착순 무료 배포하고 있으니 참조하시길. 지난해 우리 나라에서는 4개의 비엔날레가 열렸다. 비엔날레의 홍수라는 말이 나올 만큼 한해에 큰 행사를 동시에 치르다 보니 미술계의 역량이 분산된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관람객에게는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 셈이다. 2년마다 열리는 국제 미술전인 비엔날레는 각국의 현대미술의 새로운 경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1895년 시작된 베니스비엔날레만 하더라도 전세계 미술인의 축제로 자리잡아 어느 작가가 황금사자상을 탔는지, 어느 국가에서 어떤 작가가 출품했는지가 큰 이슈가 되곤 한다. 최근에는 싱가포르비엔날레, 상하이비엔날레, 요코하마트리엔날레 등 주변국에서도 비엔날레를 개최해 국내에서도 상당수 미술인이 직접 관람하고 오기도 한다. 이렇듯 동시대 현대미술의 최전선을 알고, 느끼기 위해서는 비엔날레는 꼭 봐야 한다. 그렇다고 해외 유수의 비엔날레를 둘러보기에는 비용과 시간의 문제가 있으니 국내에서 열리는 비엔날레라도 꼭 관람하기를 권한다. 한국에서는 현재 짝수 해에는 광주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서울미디어비엔날레, 대구사진비엔날레 등이 열리고 홀수 해에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열린다. 대부분 비엔날레는 가을에 열리기 때문에 인근 지역을 여행하면서 전시를 둘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반인은 비엔날레를 보면 현대미술이 더 어렵게 느껴진다고 하지만 비엔날레에서 주최하는 강좌나 작가와의 대화, 토론회, 시민참여프로그램 등의 부대행사에 적극 참여해 비엔날레를 즐기며 관람해보자. 또한 비엔날레를 관람하기 전에 미술전문지나 일간지 기사, 각 비엔날레 홈페이지를 통해 예습을 한다면 한결 친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올바른 전시감상과 관람예절은 보편적인 미술인이 되는 기본적인 자세이자 가장 중요한 사항이라 할 수 있다. 요 몇 년 사이, 미술관을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이중에는 진정으로 미술을 사랑하는 애호가들도 있지만 교육의 목적으로 전시장을 찾은 어린이들과 부모, 과제 때문에 반 강제로 들른 학생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이들의 관람태도는 그야말로 천태만상이다. 물론 이들은 잠재적인 미술 애호가이자 컬렉터로 모두 중요한 관객이지만 아직은 미술 전시장을 여타 이벤트 행사장과 구분하지 못하는 경향을 보인다.
얼마 전 어린이 대상 방학용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 K씨는 전시 오픈 당일부터 전시장에 설치된 작품이 손상될까 종일 노심초사다. 특별히 전시장을 지키는 안전요원들을 곳곳에 배치해 신경 쓰고 있지만 언제 돌발사고를 일으킬지 모르는 어린이 관객을 철저히 제어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는 “사실, 어린아이들보다 그 부모들이 더 문제다”라고 말한다. 잠시나마 육아에서 벗어나 해방감을 느끼고 싶은 부모들이 전시장 보조요원들에게 책임을 떠맡기고 자녀를 방목하는 일이 자주 벌어진다고 한다. 심지어 어린 자녀의 산 교육을 위해 솔선하여 작품을 만져보게 하거나 작품을 손상시킨 아이를 대신해 ‘자연스런 본성’이라고 강변하기도 한다.
큐레이터 P씨는 우당탕 쿵탕 무리지어 올라오는 여학생들의 발소리가 들리면 신경이 바짝 곤두선다. 파죽지세로 밀어닥친 이들의 기세는 전시장을 둘러볼 때도 계속되며, 빠져나가기 전에는 당당히 수업 제출용 사인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모두 올바른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이 절실히 요구되는 예다.
그렇다면 올바른 전시관람법은 어떤 것일까? 일단, 마음가짐을 편안하게 하고 전시 기획자가 정한 진행방향에 따라 되도록 다른 사람의 시야를 가리지 않게 주의하며 감상한다. 무거운 짐이나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 쇼핑백 등은 입구에 마련된 라커에 맡겨두는 게 좋다. 옆 사람과 큰소리로 대화하거나 전화를 받는 것도 자제하시길 바란다. 또 특별히 직접 만져보고 작동해보게 허락되어 있지 않은 작품이라면 눈으로만 감상하도록 한다. 메모가 필요하면, 볼펜보다는 심이 무른 연필을 사용하고 유리 진열장에 손을 대거나 코와 이마가 닿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자. 유리 액자에 끼워있지 않은 작품을 가까이 보고 싶을 때는 펜스를 넘지 않는 것은 기본이거니와 안정감 있는 자세를 취하고 한 손으로 입을 살짝 가리고 보는 것이 올바른 자세다. 갑작스런 재채기를 사전에 방지하고 몸의 균형을 잃고 넘어지면서 작품에 해를 가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사실 관람객에게 요구되는 세련된 매너란 별다른 게 없다. 작가와 작품에 대한 애정을 갖고, 미술관 관계자 및 다른 관람객들에 대한 예의를 지킨다면 특별히 문제될 것이 없지 않을까?일반인이 미술을 더 알기 원한다면 제일 먼저 할 일이 미술과 관련한 서적을 찾아보는 일일 것이다. 대형서점에선 예술분야 코너에 미술관련 서적을 한데 모아놓고 이를 다시 장르와 내용으로 구분해놓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혹 자신이 원하는 책이 없다면 해당 서적의 출판사도 인터넷으로 쉽게 검색되므로 이를 이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그래도 구하기 힘든 서적은 미술전문 헌책방 등을 통해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미술관련 서적을 읽으면서 나름대로 자신만의 기준으로 서적의 카테고리를 나누는 것도 중요하다. 동서와 양서,
한국미술과 서양 및 기타 문화권 미술, 이론서와 화집 등 다양한 분류 방법을 정해놓는다면 찾기도 편할뿐더러 전체 미술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미술이라는 예술장르는 음악과는 달리 작품을 보기 앞서 사전지식이 많이 필요하다. 전시나 작품에 대해 약간이라도 알고 있으면 이들을 감상하고 접하는데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 그렇지만 물론 이에 대해 미리 조사·공부하고 전시장에 간다는 것은 매우 ‘귀찮고 힘든’일이다. 만약 우리가 어떤 전시장에 굉장히 마음에 드는 작품을 발견하게 되면, 이에 대해 ‘알고싶다’는 기본적인 호기심이 생길 것이다. 그러면 이럴 때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거기서 갑자기 없던 지식이 생기지 않는다면, 전시장 관계자에게 이에 대해 묻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전시를 감상하면서 가장 쉽게 문의할 수 있는 사람들로는 전시장을 안내하면서 작품에 대해 설명해주는 ‘도슨트’를 꼽을 수 있다. 도슨트(docent)는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관람객들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자원봉사자”를 지칭하는 말인데, ‘가르치다’라는 뜻의 라틴어 ‘docere’에서 유래한 용어다. 미술관에서 작품을 설명해주는 프로그램으로서 도슨트가 등장한 것은 1907년 보스턴 미술관의 벤자민 입스 길먼에 의해서였고, 이후 세계 각국으로 확산됐다. 1995년 우리 나라에 도입된 도슨트 제도는 보수룰 받지 않고 자신이 문화재나 미술을 좋아해 자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정착됐는데, 최근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이른바 ‘블록버스터 전시’와 같이 규모가 큰 전시장에는 도슨트가 항시 상주해 관람객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그러나 인사동, 사간동의 조그마한 화랑, 갤러리에서는 상주 도슨트 제도를 운영하기에는 규모면에서 맞지 않기에 이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알고싶은 작품과 전시에 대한 욕구는 여기서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법. 이럴 때는 갤러리의 큐레이터나 갤러리스트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들은 주로 전시장 내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지만, 조금만 용기를 내서 작품이나 전시에 대한 설명을 부탁하면 흔쾌히 설명해 준다.
작품의 판매가 최근 활성화되면서 갤러리스트(gallerist)의 역할도 커지고 있는데, 이들은 전시의 기획보다는 작품의 판매에 더욱 주력하는 직종. 작품을 꼭 사지 않아도 이들도 작품과 전시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가 있기 때문에 친절히 안내해 줄 것이다. 그리고 큐레이터의 가장 큰 임무가 바로 작품과 전시에 대한 연구, 조직이기 때문에 큐레이터가 전시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으며 또한 자세히 설명해 줄 것이다. 큐레이터(curator)는 “고등교육기관에서 일정교육을 받고 박물관 및 미술관에서 재정의 확보, 유물의 보존 관리, 자료의 전시, 홍보활동을 하는 사람”으로 우리 나라에서는 학예사 자격증 제도로 법적인 자격규정을 가지고 있다. 문화관광부에서 주관하던 이 제도는 2004년 1월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주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자격증을 딴다고 해서 큐레이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갤러리에서 일하고 있는 큐레이터는 관련학문의 전공자로서 필드에서 다년간의 노하우가 축적되면서 진정한 큐레이터로 인정된다. 도슨트, 갤러리스트, 큐레이터들의 설명을 통해 ‘어려운’ 미술전시에 좀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화이팅!방학이 끝날 무렵 인사동 전시장에서는 도록을 사수하기 위한 작가와 그것을 쟁취하기 위한 학생 사이에 벌어지는 치열한 쟁탈전을 볼 수 있다. 일부 몰지각한, 아니 친구의 방학숙제까지 걱정하는 빗나간 의협심에 불타는 중고등학생들이 전시장 입구에 쌓여있는 도록을 싹쓸이 해 가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전시가 끝나면 도록만 남는다!”는 광고 카피가 있다. 이 문구는 미술에서 전시 도록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대변해주는 말이 아닐 수 없다. 갤러리에서 열리는 소규모 개인전부터 대형 미술관에서 열리는 블록버스터 급 대형 전시에 이르기까지 일년 내내 끊이지 않는 전시회의 종류와 규모는 다양하다. 그리고 간단한 엽서 형식 리플렛부터 수십 페이지 분량의 팜플렛이나 심지어 백과사전처럼 두툼한 두께의 화집에 이르기까지 도록의 종류 또한 다양하다. 이처럼 전시에 빠지지 않고 발행되는 다양한 종류의 도록은 전시회 못지 않게 작가와 작품의 정보가 담겨있다. 이제부터라도 전시장을 방문했을 때 공짜로 받거나 구입한 도록을 한번보고 그냥 버리지 말고 소중하게 잘 보관하는 습관을 길러라. 도록이 한 두개씩 쌓이다보면 어느 순간 자신만의 분류기준이 생기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개인전은 개인전끼리 그룹전은 그룹전끼리, 아니면 동양화는 동양화끼리 조각은 조각끼리 하는 식으로 말이다. 이렇게 해서 모인 도록은 당신만의 중요한 데이터 뱅크 노릇을 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도록을 만들어야하는 하는 일이 생긴다면, 이번 기회에 도록의 기획 단계부터 제작까지의 과정을 직접 경험해보길 권한다. 즉, 작품 촬영, 원색분해, 디자인, 인쇄, 발송 등 도록이 만들어져 보내지기까지 전 과정을 겪어본다면 지금까지 봐 왔던 도록들이 달리 보일 것이다. 한 권의 도록이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공정과 노력이 드는지 비로소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작업을 혼자 할 수 있지만, 여의치 않다면 도록 제작을 대행해주는 전문 업체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월간미술》 출판부에서도 이런 도록 제작 사업을 한다는 사실!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씨네21》을 한번쯤은 봤을 것이다. 그렇다면 미술을 좋아하는 당신은 어떤 잡지를 보는가? 미술은 생산되는 결과물이나 이를 보여주는 전시나 이벤트, 그리고 향유하는 계층의 특성상 주간지보다는 월간지 형태로 전문지가 출간되고 있다. 매월 발행되는 미술잡지들은 일간지 문화면이나 TV에 소개되는 미술계 소식보다 한층 심층적이고 전문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한 달을 주기로 국내외에서 열리는 전시 소식 및 미술계 동정을 소개해 전문지와 대중지의 역할을 하고 있다.
《월간미술》만 하더라도 31년째 동시대 미술에 대한 객관적인 소개와 비평적 조명, 고미술·근대미술 등 전통미술의 지속적인 소개, 미학·미술사에 대한 지식 제공, 미술시장과 전시공간에 대한 정보 전달 등 미술 전분야에 걸친 다양한 기획기사를 선보이고 있다. 그밖에도 해외미술 소식을 정기적으로 실어 안방에서도 세계 곳곳의 미술현장을 들여다볼 수 있다. 《월간미술》 이외에도 《아트인컬쳐》, 《미술세계》, 《아트인프라이스》, 《퍼블릭아트》, 《공간》, 《월간사진》, 《포토넷》, 《월간공예》 같은 다양한 잡지들이 발행되고 있다. 미술시장에 초점을 맞춘 《아트인프라이스》, 공공미술 분야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퍼블릭아트》 등의 등장은 다변화하는 독자층의 기호와 우리 미술계의 영역 확장을 반영한 것이다.
이러한 잡지는 최신 정보 외에도 원색도판과 두고두고 볼 수 있는 미술자료를 담고 있어 소장가치가 있다. 또한 전문가들의 비평이나 전시소개는 자신이 관람한 전시를 평가하는 잣대가 되어줄 뿐만 아니라 전시관람의 길라잡이가 되어준다. 따라서 정기구독을 하면 가격을 할인받고, 원하는 곳에서 책을 받아볼 수 있으며, 각종 사은품이나 할인혜택을 받는 장점말고도 미술전문 서적을 소장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자∼ 이제 당신의 책장을 채울 미술잡지를 정기구독 해보자.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이 감상문을 쓸 때 유의점으로 미술비평가 김준기 씨는 “일반인이 전시에 관한 글쓰기를 시도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은 그 전시가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간파하는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다음은 그가 권유하는 미술감상 글쓰기의 방법이다.
작가전시의 성격은 개인전이냐 기획전이냐에 따라 다르다. 개인전은 한 작가의 역량과 관심사, 예술적 실험의 성과를 보여주는 전시다. 물론 신작전이냐 회고전이냐에 따라 그 성격이 확연히 달라질 수도 있지만 한 작가의 작품세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이럴 경우 작가에 대해서 알아보는 게 글쓰기의 최우선 과제다. 만일 전시장에서 작가를 만날 수 있다면 그와 대화해보는 것이 가장 좋다. 작가가 없으면 큐레이터에게 물어볼 수도 있다. 전시장을 찾는 사람들은 이런 대화를 시도하는 일 자체를 매우 꺼리는 데, 작가나 큐레이터는 전시에 대해서 말을 걸어오는 것을 무척 반긴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자. 작가의 이전 작업 자료들을 찾아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전의 작품들과 신작이 어떻게 같고 다른지를 파악해보는 일이다. 또 하나 영리를 목적으로 한 전시인지 아니면 비영리갤러리에서 열린 전시인지를 분별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사실 화상이나 큐레이터, 비평가, 기자 그리고 작가에 이르기까지 미술전문가들은 같은 시스템 안에서 뒹구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한 전시를 둘러싸고 상호간에 온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작품과 전시를 읽어내는 데 있어서 주눅들지 말고 관객 자신의 기호와 시각으로 보이는 대로 읽는 게 좋다. 그 다음에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해도 늦지 않다.
유의해야 할 점이 하나 있다. 서양미술사 대가들의 작품을 총망라해서 보여주는 블록버스터 전시를 볼 때는 좀더 냉정한 시각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전시들 가운데 일부는 허구적인 서구우월주의를 확대 재생산하면서 대중적이라는 명분으로 대중을 능멸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디서 이름을 들어본 작가 작품 전시라고 해서 다 좋은 게 아니다.
개인전과 달리 기획전은 뚜렷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그 주제가 전시를 통해서 일관되게 읽히는지를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영화나 문학과 같은 장르는 특정한 주제의식을 풀어내는 데 있어서 일관된 서사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미술작품 전시는 때로 일관된 맥락에서 벗어나 모호한 문맥을 만드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전시 성격이 인터랙션을 강조하면서 즐기도록 하는 전시인지, 심각한 화두를 던지며 사유와 성찰을 유도하는 전시인지에 따라서도 접근법이 달라져야 한다. 일반인이 만나는 전시는 대중적이라는 명목 아래 어설픈 상호소통을 고집하거나 서구중심적인 시각의 유명세에 의존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의 상업적 전략에 따라서 전시를 읽다보면 독자적인 글쓰기란 불가능해진다.
뉴욕의 구겐하임미술관, MoMA, 휘트니, 메트로폴리탄, 파리의 루브르미술관, 오르세, 퐁피두 등에서 열리는 전시를 내 방에서 편안히 앉아 구경할 수 있을까?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비엔날레, 트리엔날레 등도 해당 웹사이트를 클릭하면 각종 이미지와 빼곡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요즘은 세계 어느 나라의 갤러리·미술관·박물관이든 대부분 인터넷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어 간단한 전시소개 정보는 누구라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전시를 온라인으로 구경할 수 있게 해놓은 곳도 상당히 많다. 과거의 전시(past exhibition), 현재의 전시(current exhibition)를 온라인으로 둘러보고 다음 전시(upcoming exhibition)에 대한 간단한 정보도 얻어보자. 시공간의 제약이 있긴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대강의 분위기는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전시소개 외에도 오프닝 행사 장면 동영상 중계라든지, 작가나 관련인사 인터뷰, 그밖의 부대행사에 대한 소개, 작품 이미지 데이터 다운로드 등 의외로 알찬 컨텐츠를 제공하는 곳이 많으니 맘에 드는 곳을 즐겨찾기로 등록하고 일단 클릭! 클릭!!
대영박물관 www.thebritishmuseum.ac.uk 세계 각 국의 문화와 역사를 다룬 풍부한 컨텐츠 제공
테이트 www.tate.org.uk 영국의 대표적 근현대미술관
내셔널갤러리 www.nationalgallery.org.uk 세계적인 유럽 회화 컬렉션 소장·전시
프랑스
퐁피두센터 www.centrepompidou.fr 복합문화공간인만큼 영화제, 컨퍼런스 등 부대행사 정보가 풍부
팔래 드 도쿄 www.palaisdetokyo.com/ 전시 외에도 퍼포먼스, 음악회, 비디오 상영 등 다양한 행사 소개
독일
베를린 국립미술관 www.smb.spk-berlin.de/smb/index.php
뮌헨 국립미술관 www.pinakothek.de
베를린 쿤스트베르크 (Kunstwerk) www.kw-berlin.de/ 베를린 비엔날레를 기획하는 현대미술관
프랑크푸르트 쉬른 쿤스트할레 www.schirn-kunsthalle.de/ 최고의 홍보팀을 갖춘 현대미술관
K21 www.kunstsammlung.de/ 백남준과 요셉 보이스의 도시 뒤셀도르프에 소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테델릭 미술관 www.stedelijk.nl 네덜란드 근현대미술 및 디자인 대거 소장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www.metmuseum.org 인류가 남긴 유물과 미술품을 가장 종합적으로 소장
근대미술관 www.moma.org 20세기 전반 대표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대거 소장
휘트니미술관 www.whitney.org 미국현대미술의 바로미터
구겐하임미술관 www.guggenheim.org 전세계 근현대미술 소장·전시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뮤지엄 www.lacma.org LA지역 최대 규모와 기획력을 자랑하는 근현대미술관
게티박물관 http://www.getty.edu/ 고미술품의 복원 연구와 대중 및 어린이를 위한 교육 활발
일본
국립도쿄근대미술관 www.momat.go.jp 소장품들을 통한 일본 근현대미술 전반에 관한 자료 검색 가능
모리미술관 www.mori.art.museum 지금까지의 전시를 동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아카이브 코너 마련
ICC www.ntticc.or.jp 미디어작가들의 인터뷰를 동영상으로 볼 수 있는 아카이브 마련
중국
모카 상하이 www.mocashanghai.org 기획력 있는 현대미술전시를 선보이는 사립미술관
한국
국립중앙박물관 www.museum.go.kr 우리 문화유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 소장품 검색도 가능
국립현대미술관 www.moca.go.kr 우리 근현대미술 작품 열람과 다양한 정보 검색 가능
삼성미술관 리움 www.leeum.org 전시 소개와 각종 프로그램 안내, 예약 관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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