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먹을 갈며/마음고요

멍석- meongseog 2010. 1. 28. 22:49

 

@ 2009. 멍석작 / 고향  (화선지에 수묵, 물감) 

 

 

 

 

새 / 천상병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 터에
새 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그 다음 날.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정감에 그득찬 계절,
슬픔과 기쁨의 주일(週日),
알고 모르고 잊고 하는 사이에
새여 너는
낡은 목청을 뽑아라.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다고
나쁜 일도 있었다고
그렇게 우는 한 마리 새. 

 

 

시출처;화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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