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思開/書畵理論

[스크랩] 한글 판본체에 대하여

멍석- meongseog 2008. 1. 1. 16:23

 

한글 판본체에 대하여

 

인천대학교 박병천 교수 글을 읽고

 

 

*서예학적 삼화당의 견해를 겸하여 일반 서예인들이 착오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의 소견도 피력해 놓기로 하겠다,

 

 

1 판본체는 일반 서체로서의 판본체(版本體)와 서예작품으로 쓴 필사체로서의 판본체로 구분된다.

 

 

 

 

 

 

 

의미는 일반 서체 즉 글꼴 자체의 종류 가운데 하나인 판본체(版本體)와 서예작품으로 쓴 필사체로서의 판본체(版本體)라는 용어가 있다.

 전자의 판본체는

후자의 판본체라는 용어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쓰이기 시작했다.

 

본 글에서는 후자의, 예술성을 강조하는 서예적 측면의 판본체에 대하여 밝혀보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서예적 측면의 판본체는 인쇄체로의 판본체를 기본으로 필사화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므로 인쇄적 측면의 판본체에 관한 기본적인 상황에 대하여 먼저 언급 하고자 한다.


서예적 측면에서 판본체라는 용어가 나온 것은 최근으로, 궁체 위주의 한글 서예에서 벗어나 보자는 뜻에서 필사체로써 개발하여 서예 공모전에 출품하고, 기성 서예가들이 이에 관심을 두어 창작에 몰두함으로서 다양한 판본체 서예작품이 나오게 된 것이다. 한편 서예 교육적 측면에서 교과서 서체로 공식 채택 되면서 초중고 학생들이 미술교육의 일환으로 판본체 쓰기 학습을 하게 된 것이다. 이상과 같은 상황을 고려하여 판본체의 일반적인 상황을 밝혀보고 이에 관련된 서예적 측면의 판본체에 대하여 예술적 측면과 교육적 측면으로 나누어 여러 상황의 특징을 밝혀보고자 한다.

 
1.2 판본체라는 의미는 서지학에서 말하는 개념과 최근에 명명된 서예적인 측면에서의 개념을 동시에 나타낸다.
판본체(版本體)라는 의미는 서지학에서 말하는 판본, 즉 출판·인쇄 측면에서의 개념과 최근에 명명된 서예적인 측면에서의 개념을 동시에 함축하고 있다. 서지적인 측면에서의 서체는 1차적으로 내용 전달을 위해 필사한 글자를 조각하여 판본이나 활자로 만들어 찍어낸 서체이고, 서예적인 측면에서는 서지적 측면에서의 글꼴, 즉 서체를 기본으로 예술적으로 직접 필사한 서체를 말한다. 그래서 서예적 측면에서의 판본체는 서지적 측면에서의 판본체 보다 늦게 생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본래의 판본이란 의미는 협의적인 뜻에서는 목판본이나 활자본으로 문자를 찍어내는 것, 다시 말해서 인쇄한 책을 말하는데 광의적인 뜻에서는 석인이나 영인된 책도 모두 포함한다. 이러한 책들에 나타난 서체를 한자인 경우에는 한자 판본체, 한글이 경우는 한글 판본체라고 한다.
인쇄용, 즉 인출용(印出用) 한자 판본체 중에는 해서체가 있는데 이 서체를 활자나 목판본체로 만들기 위해 중국 송시대에는 구양순, 안진경, 유공권, 동기창의 필체를, 원시대는 조맹부의 필체를 활용했고, 우리나라는 중국의 영향을 받아 위부인체, 구양순체, 조맹부체의 판본체가 조선시대에 유행하였다. 또 해서체 이외에도 그려서 나타낸 장체(匠體)인 송조체와 명조체가 있고, 고체(古體), 간체(間體) 등이 있다.
인출용 한글 판본체는 한자서체의 획형과는 다른 점이 많이 있다. 훈민정음 창제 직후에 나온 판본체로는 정사각형 또는 직사각형의 자형으로 서선 굵기가 일정하며 방형이 수직, 수평으로 이루어진 훈민정음, 동국정운, 월인천강지곡 같은 큰 글자로 된 전서체 유형의 서체가 있다. 그 후에 나온 훈민정음 언해본이나 오륜행실도 같이 자형, 서선 방향, 서선 굵기 등에 변화를 준 부드러운 해서체 유형의 판본체도 있다. 또 약간 흘려 쓴 서체와 그려서 나타낸 인서체도 있다.
 

 

 

1.3 한글 서예로의 판본체
1.3.1 서예교육용
 

(1) 초등학교 교육용 판본체
2000학년도부터 연차적으로 제7차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에 의거 초중고등학교 미술과 교육과정에서 서예를 학습하도록 되어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8년간은 필수로, 고등학교 2, 3학년에서 선택으로 미술교과서에서 서예학습을 하게 되어있는 것이다. 판본체가 처음으로 서예학습용 교과서 서체로 채택된 것은 1989학년도 제5차 교육과정 시기에 발행된 초등학교 3학년 미술교과서에 나온 “나무” “우리”라는 서제에서 비롯된다.
초등학교 3, 4, 5, 6학년 미술교육에서 서예영역으로 한글서예를 지도하게 되어있다. 그 중 초등학교 3, 4, 5학년 미술교과서에 나오는 판본체에 대한 내용은 기본 서선 긋기, 자모음 쓰기 등 기본자 쓰기와 두 글자 서제 쓰기에서 여섯자 서제 쓰기까지로 편성되어있다.
초등학교 판본체의 서체적 특징은 훈민정음 해례본과 월인천강지곡 판본체의 기본획형 특징을 절충하여 필사한 것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밝히면 다음과 같다.

첫째, 모든 자모음에서 기본서선의 처음과 끝부분의 획형은 훈민정음 해례본 획형과 같게 원획으로 나타냈다.
둘째, 기본 모음의 짧은 획( ㅏ ㅑ 등의 점)은 훈민정음 해례본의 둥근 점이 아닌 월인천강지곡의 짧은 선 모양으로 나타냈다.
셋째, 모든 서선을 일정한 굵기와 직선형으로 나타내되 가로획은 수평으로 세로획은 수직 방향으로, 사향획은 좌우 대칭이 되도록 하여 훈민정음 해례본과 월인천강지곡의 공통적인 서체 구조를 그대로 나타냈다.

초등학교 판본체 서제의 배자 방법과 서제의 문자 구성은 다음과 같이 나타냈다.
첫째, 서제 글자 수를 2. 4. 6자 쓰기 순서로 글자 수에 의한 난이도를 고려하여 제시하였다.
둘째, 서제의 문자 구조로 보아 받침이 없는 초중성 합자에서 받침이 있는 초중종성 합자를 쓰게 하는 순서로 제시하였다.
셋째, 서제의 문자 배자 방법을 가로 배자에서 세로 배자 방법으로 했다.
넷째, 서제 문자의 서선 기본 구조를 가로와 세로획으로만 구성된 문자(나, 다)에서, 사향서선 구성 문자(소 사), 원획 구성 문자(우 어) 순서로 서선 방향에 따른 난이도를 고려하였다.

 
 
 
(2) 중·고등학교 교육용 판본체
중학교 1, 2, 3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까지 각각 학년별 미술교과서에 의하여 서예학습을 하게 되었고, 서예학습 중 1, 2학년에서 학년별로 1개 단원씩 판본체를 쓰도록 교과서를 편찬하였다.(박병천 외, 2000, 2001, 중학교 미술 1, 2<검정> 대한교과서(주))

중학교 1학년 판본체
중1-미술교과서의 “한글 판본체 쓰기”라는 단원 아래 *서예 용구 및 기본 자세, *판본체 쓰기 기본 필법, *한글 판본체 6자 서제 쓰기라는 소단원으로 4쪽에 걸쳐 구성되었다.
* 판본체 쓰기 기본 필법
훈민정음 해례본과 동국정운, 월인천강지곡 원전에 나오는 판본체 글자꼴 중 모음 10종을 제시하여 획형의 특징을 이해하도록 했다. 또 월인천강지곡의 자음이 쓰이는 위치에 따라 변형되는 3가지 규칙에 맞는 획형을 제시하였다. 즉 가로로 된 모음 위에 쓰는 자음, 세로로 된 모음의 왼쪽에 쓰는 자음, 받침으로 쓰는 자음 등 한 가지 자음이 쓰는 위치에 따라 변형되는 것을 제시하여 판본체 쓰기 참고자료로 활용하도록 했다.
* 한글 판본체 6자 서제 쓰기
“푸른꿈 높은뜻” 이란 서제를 세로로 배자하여 쓸 수 있도록 필법도, 월인천강지곡 집자자료, 시범 서제를 제시하였다. 서제 문자에 나오는 같은 자모음끼리 쓰는 위치에 따라 변형되는 것을 제시하고 필법의 비교 특징을 표시하여 학생들이 필법을 이해하여 쓰도록 작성하였다.

중학교 2학년 판본체
중2-미술교과서의 “한글 서체쓰기” 라는 단원 아래 * 한글 판본체 8자 서제 쓰기라는 소단원을 제시하고 두 쪽에 걸쳐 자음과 모음 쓰는 방법과 문자쓰기와 배자 방법을 필법도를 곁들여 제시하였다.
*한글 판본체 8자 쓰기
중학교 1학년의 판본체 6자쓰기 보다 한 단계 높여 8자 쓰기 서제 “슬기로운 우리겨레”를 두 쪽에 걸쳐 쓰는 방법과 보고 쓸 시범 서제를 제시하였다. 첫째 쪽에는 8자 판본체 쓰기 방법으로 판본체 원전인 월인천강지곡에 나오는 “슬기로운 우리겨레”를 집자 제시하였고, 서제 쓰기에 대한 문자 배자로를 제시하였으며 자음 ㄱ ㄹ ㅇ과 모음 ㅜ ㅔ ㅖ 쓰기에 대한 필법 분석도를 제시하였다. 둘째 쪽에는 “슬기로운 우리겨레”를 세로로 쓴 판본체 서제를 제시하였다.
 
 
 

 

.3.2 서예작품용
 

기초 수준인 학생들의 학습용 판본체에 비하여 다양한 획형으로 수준을 높인 창작한 서체가 서예 작품으로서의 판본체라 할 수 있다.
판본체 원전의 서체가 훈민정음 창제 직후의 일정한 서선 굵기의 네모 반듯한 자형의 글꼴에서 점차 변화있는 서선의 굵기 변화가 있고 상하로 긴 사각형태의 다양한 글꼴로 변화하였듯이 이들 서체를 참고하여 고문체로 쓴 판본체들도 다양하게 나타났다. 이렇게 고전 서체를 본뜬 창작 판본서체가 나오는가 하면 이러한 글꼴들을 참고하여 나름대로 현대문으로 필사한 판본체도 창작되었다. 이와같이 판본체들은 1960년대 부터 기성 서예가들이 창작을 시도하기 시작했고, 1980년대 이후로는 작품공모전 출품 작품으로 등장하거나 신진작가들도 창작을 시도하기 시작하여 최근에는 여러 가지 서체와 많은 서풍의 판본체가 등장하게 되었다.
이렇게 이루어진 각종 판본체를 고전형 문자 판본체와 현대형 분자 판본체로 나누어 작품들의 서체적 특징을 밝혀본다

 
(1) 고전형 문자 판본체
최초의 한글 원전인 훈민정음이나 동국정운에 나오는 글꼴을 본 떠 쓴 정음체 유형의 판본체에는 자형이 가로폭이 넓은 것, 세로폭이 넓은 것, 정사각형인 것 등이 있고, 서선의 굵기에 있어서는, 모든 서선의 굵기를 같게 한 것, 다르게 한 것, 부분적으로 서선의 굵기를 다르게 한 것 등 다양하게 나타냈다. 또 모음의 작은 획(점)을 둥글게 한 것, 가로폭을 조금 크게 한 것, 세로폭을 조금 크게 한 것, 그 점을 긴 모음 획형에 접필시키거나 띄운 것 등 다양하게 나타냈다.
정음체 유형 다음에 나타난 월인천강지곡이나 석보상절에 나오는 글꼴을 본 떠 쓴 월인체 유형의 판본체는 앞의 정음체 유형의 필체와 같게 하되 둥근 점을 선으로 나타내어 긴 모음 서선에 접필시키는 방법으로 썼다. 이 서체가 현대문 판본체와 다른 점은 아래 아( · )자를 쓴 것이다.(도5)
오륜체 유형의 판본체는 앞의 정사각형 자형에 가까운 정음체나 월인체와는 아주 다른 판본체인데 대체로 고전 원본 오륜행실도같은 판본의 한글 자형과 유사하게 쓴 서체들이다. 오륜체 유형의 판본체는 자형이 상하로 긴 모양을 이루고, 서선의 굵기에 부분적으로 변화를 주어 약간의 유연성이 나타나도록 했으며 서선 방향을 수직, 수평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운필하여 일반적인 정자체 유형으로 나타냈다.
서선의 굵기 변화를, 세로획은 위 부분을 굵게, 아래 부분을 가늘게 나타냈고, 가로획은 가운데 부분을 가늘게 나타내되 일반적인 부드러운 정자체보다 조금 강한 느낌이 나게 나타냈다.(도6)
 
 
 
(2) 현대형 문자 판본체
판본체의 근원이 고전형 판본체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고전문으로 필사하지 않고 현대문으로 필사하여 판본체 작품을 창작하기도 한다. 즉 앞에서 밝힌 정음체나 월인체 와 같이 둥근 점의 아래 아(?) 나 모음에 같이 쓰는 점 또는 고문자 자음 등을 쓰지 않고 수순한 현대문자로 쓴 것을 현대형 문자 판본체로 본 것이다.
현대형 판본체도 다음과 같이 여러 가지 필법에 따라 변형을 시도하여 다양한 서풍의 서체를 창작할 수 있다.
* 자형을 변형시킨 판본체- 정사각형, 횡장방형, 종장방형
* 서선의 부분 굵기를 변화시킨 판본체-입송수필 부분 굵기가 일정한 것, 변형 시킨것
* 서선의 운필 방향를 변형시킨 판본체-가로, 세로, 사향방향 변화
* 서선의 강유 느낌을 변화시킨 판본체-부드럽게, 보통, 강하게 등 느낌 변화
* 자모음의 위치와 크기를 변화시킨 판본체-자모음 크기 비슷하게, 차이를 크게 변화
* 문자의 대소와 배자의 방법을 변화시킨 판본체-초중성 합자와 초중종성 합자 크기 차이
* 운필의 필압, 필속, 농담 표현의 방법을 변화시킨 판본체- 서선의 다양한 느낌 변화
 
 
1.3.2 서예작품용
 
서예작품으로서 판본체 쓰기가 정착되면서 판본체 학습용 교본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자 2000년대에 이르러 서예인들이 저작한 판본체 쓰기 교본이 다수 출간되기 시작했다.
염정모, 윤양희, 장성연, 김충현

 

.4 한글 창제로부터 시작된 판본체의 역사는 그 후 500여 년간 다양한 발전을 거처 오늘에 이르렀다.

한글 서예 분야에서의 판본체는 인쇄 분야에서의 판본체 문자를 필사하여 이루어진 것이므로 먼저 인쇄문자의 글꼴을 이해하여야 한다.

최초의 판본체는 한글 창제로부터 시작된다. 한글 최초의 인쇄 문자로 1443년에 창제하여 1446년에 간행한 훈민정음 해례본의 글꼴이 있고 그 후 500여 년간 다양하게 많은 변화를 거쳐왔으나, 서예 문자로의 한글 판본체는 한글 창제 후 500여 년이 지난 해방 이후 1950, 60년대 일부 서예가들이 작품으로 쓰기 시작하여 50여 년이 지난 최근에 이르러 공식적인 교과서 서체와 공모전 서체로 정착이 되었다. 또 한편 대부분의 서예가들이 수많은 판본체 유형의 서체를 창작하여 작품으로 발표하거나 판본체 서체쓰기 교본을 출판하기에 이르렀다.

 
   
* 참고문헌
   
  교육인적자원부, 2001,2002, 3,4,5,6학년, 초등학교 미술교과서, 대한교과서주식회사
문교부, 1989, 3,4,5,6학년 국민학교 미술교과서, 국정교과서주식회사.
박병천, 2000, 한글판본체연구, 일지사.
염정모,
윤양희,
장성연,
한국서학연구회,1992. 오늘의 한글서예작품 초대전, 한국서학연구회

출처 : 찻잎 서예로의초대
글쓴이 : 찻잎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