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먹을 갈며/마음고요

서시

멍석- meongseog 2010. 2. 15. 16:34

 

@ 2009. 멍석작 / 새벽  (화선지에 수묵, 믈감)


 

 

 

서시 

                         김 수 영


나는 너무나 많은 첨단의 노래만을 불러왔다
나는 정지의 미에 너무나 등한하였다
나무여 영혼이여
가벼운 참새같이 나는 잠시 너의
흉하지 않은 가지 위에 피곤한 몸을 앉힌다
성장은 소크라테스 이후의 모든 현일들이 하여온 일
정리는
전란에 시달린 20세기 시인들이 하여놓은 일
그래도 나무는 자라고 있다 영혼은
그리고 교훈은 명령은
나는
아직도 명령의 과잉을 용서할 수 없는 시대이지만 

이 시대는 아직도 명령의 과잉을 요구하는 밤이다
나는 그러한 밤에는 부엉이의 노래를 부를 줄도 안다


지지한 노래를
더러운 노래를 생기없는 노래를
아아 하나의 명령을 

              시집 <<달나라의 장난>>, 김수영, 춘조사, 1959





시출처;화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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